수선화의 기도 - 강은령
주께서는 금잔을 주시어
청정한 마음과
담을 만큼의 복을 주셨나이다
봄의 형상을 입게 하시고
빛의 영광을 드러나게 하시나이다
내 속에 선한 것들을 담게 하시어
고여져 썩지 않게 하시려고
기울여 흘려내게 하시오니
향은 흘러 시내를 이룹니다
햇살 아래 뿌리 내려
아삽의 노래를 부르게 하시고
무명 같이 그렁이는 눈망울들
봄을 담아 그 얼굴에 어룽지게 하시오니
주의 앞에서 순백하달 수만은 없는
숙여진 목덜미로
주의 은혜 찬양하게 하시나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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